반도체 산업을 두고 죽음을 이야기하는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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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을 두고 죽음을 이야기하는 시진핑

by 홍대 사는 모카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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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도체 기술, 죽느냐 죽이느냐

 

반도체 기술을 두고 훔치느냐, 지키느냐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반도체 강자들은 기술을 뺏기지 않게 지켜야 하고, 중국은 어떻게든 기술을 훔치려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상황입니다

향후 몇 년 동안 반도체 기술을 두고 벌어지는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첨단 기술 공급망 압박에 맞서 과학 기술 자립을 연일 강조하고 가운데, 강조 수위를 높이기 위해 급기야 '죽음'을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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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틀 전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외국 손에 죽지 않으려면 기술 자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은 미국을 의미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방법으로 군사 무기,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기는 물론 중국 산업 전반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시도에 대한 반발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대만, 일본과 함께 반도체 동맹 칩4를 결성한 데 이어 네덜란드와 일본으로부터 중국으로 장비를 수출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중요한 과학 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 첨단 융합의 선구자, 세계 주요 과학과 혁신의 중심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는 또 ‘새로운 개발 패턴 구축을 가속해야 경제 발전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안보와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예측할 수 없는 폭풍 속에서 생존력과 경쟁력, 개발력, 지속 가능성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3연임에 성공하면서 중국은 경제 회복에 전력을 쏟을 태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기술 제재가 큰 장벽이 되고 있는데, 중국 경제는 지난해 3% 성장에 그쳤습니다

 

베이징대 국제 전략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칩과 인공 지능 같은 핵심 기술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로 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의해 중국이 제3국으로부터 필요한 기술이나 제품을 얻기 힘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화푸증권 주빈 연구원은 시진핑 주석의 '죽음'과 '생존' 같은 극단적 표현에 ‘중국이 직면한 도전이 살거나 죽을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국 회의 다음 날인 8일에도 시진핑 주석은 기술 자립 주문은 이어졌습니다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부대의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단 회의에서 ‘국가 실험실을 잘 건설하고 운용해 자주적·독창적 혁신을 강화하고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과 자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국방과학기술 공업이 강군승전(强軍勝戰)에 기여해야 한다’며 ‘산업망과 공급망을 강화하고 국가안보를 위한 대규모 비축 시스템 구축도 가속화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2. 중국의 자립은 가능할까

 

하지만 중국 혼자서 반도체 공급망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만 하더라도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대만에게 기대고 있고, 반도체 장비와 소재 등에서도 네덜란드와 일본 처럼 미국을 훨씬 앞서는 나라가 많습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 모든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오롯이 혼자 갖춰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중국은 반도체 기술 발전을 위해 180조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지만, 반도체 기술에서 20년 가까이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자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고, 일본과 네덜란드도 동참하도록 했습니다

경쟁 업체들과 단절되자, 중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생산 장비 구매에 대한 보조금 명목으로 1400억 달러(약 181조원)를 책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 유일의 반도체 노광장비 제작사인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만으로는 이미 수세대 앞서있는 서방 국가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지적했습니다

반도체 장비업은 1대에 1억 달러(약 1297억원)까지 하는 장비를 판매한 후에도 설치·최적화·유지·보수 등에 걸쳐 장기간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관계가 이어져야 양측이 노하우를 공유하고 기술적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EUV 장비에서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ASML의 경우, 삼성전자와의 협력 덕분에 기술력이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삼성전자와 같이 일을 하면서 받은 피드백을 통해 설비의 최적화 및 추가적으로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SMEE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주로 자국 내 파운드리 업체들에 장비를 판매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대만 TSMC와 같은 첨단 반도체 제조사 고객을 상대하며 노하우를 배우는 기회가 제한돼 있습니다

번스틴 리서치에서 중국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마크 리는 ‘중국 기업들이 연구개발 단계에서 어떤 진전을 이루던지 간에 대량 생산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면서 ‘더 많은 기술과 요령을 배우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공급망의 세계화와 함께 공학 기술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최첨단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관련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전직 SMEE 엔지니어는 로이터를 통해 ‘2002년 SMEE 설립 당시에는 직원들이 중고 기계를 사서 연구하고 공개된 특허나 논문 등을 공부하는 식으로 첫 장비를 만들어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2018년쯤 실리콘 웨이퍼에 90나노 크기의 회로 패턴을 프린트할 수 있을 정도의 장비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이는 3나노 수준인 ASML에 비하면 20년은 뒤처진 수준입니다

 

아울러 미국 주도의 규제로 선진 장비를 수입하기 어려워지면서 발전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업체의 한 엔지니어는 미국 제재에 대해 ‘제재가 발표되자 모든 미국 기업이 따랐다’면서 ‘장비를 사면 고객서비스를 받아왔는데 이제는 제재 때문에 그마저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3. 남은 해법은 결국 도둑질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이 선택한 것은 결국 기술 탈취였습니다

ASML은 지난달 자사에서 근무했던 중국인 전 직원이 수개월에 걸쳐 반도체 기밀 정보를 도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회사 측은 ‘수출통제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사건을 네덜란드와 미국 정부에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ASML은 ‘반도체 정보 도용이 회사 사업에 중요하진 않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노광장비 시스템과 관련된 기술 정보를 저장하는 데 쓰이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에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는 현재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리셰 스레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 장관은 ‘이처럼 크고 널리 알려진 기업이 경제 스파이 행위의 타깃이 됐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네덜란드의 고부가가치 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중국 기업의 ASML 반도체 기술 도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ASML은 지난 2021년에도 중국 둥팡징위안이 자사 특허를 침해할 수 있는 제품을 중국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둥팡징위안은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급을 위해 지정한 강소 기업 중 하나입니다

ASML은 이 회사가 앞서 기술을 탈취해 미국에서 8억4500만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은 XTal과도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반도체 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대중 포위망 강화를 위해 동맹국인 네덜란드와 일본의 동참도 이끌어냈습니다

ASML은 네덜란드 정부의 금수 조치로 2019년부터 최첨단 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구세대 장비인 DUV 노광장비까지 수출하지 못하게 될 전망입니다

ASML 장비 없이는 반도체를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이번 보안 사건은 ASML과 네덜란드 정부에 민감한 시기에 발생했다’며 ‘그들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한가운데 갇혔다’고 전했습니다

 

ASML의 중국 수출이 중단됨에 따라 ASML의 납품 업체들도 중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10여개 기술기업 관계자들이 다음 주 공장 부지를 물색하기 위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출장을 주관하는 네덜란드 공공기관 '브라반트 개발청'은 한 문서에서 ‘이들 기업 대다수는 베트남 또는 말레이시아를 생산 거점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 출장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이 문서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인근 200여 첨단기술 기업 단체인 '브레인포트 인더스트리스'와 브라반트 개발청이 함께 작성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들은 ‘이번 출장은 중국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한 더 폭넓고 장기적인 전략의 일부로서 동남아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출장에 참여하는 10여개 기업은 대부분 ASML의 계약업체들입니다

중국이 ASML의 기술을 훔치더라도 이런 업체들의 지원이 없다면 장비를 직접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중국의 기술 탈취 시도에 한국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달 국내 반도체 세정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세메스 전 연구원 등 7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5부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세메스 전 연구원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A씨가 세메스를 퇴직한 후 2019년 설립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법인에 벌금 10억원을 내라고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유출 및 부정 사용된 자료들은 피해 회사 세메스가 다년간 연구하고 개발해 얻어낸 성과이고, 일부는 국가 핵심기술로 평가된다’며 ‘이런 범죄를 가볍게 처벌한다면 기업 입장에선 기술 개발에 매진할 동기가 없어지고 해외 경쟁업체가 우리나라 기술력을 손쉽게 탈취하는 것을 방지하지 못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피해 회사의 피해 규모를 당장 명확한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손해를 가벼운 것으로 치부할 수 없고, 피해가 전부 회복되기 어렵다’며 ‘피해 회사는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 등은 2018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3년여간 세메스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습식 세정장비 제작 기술 등을 부정 사용해 장비 24대의 설계도면을 만든 뒤 이를 이용해 710억원 상당의 장비 14대를 제작, 중국 경쟁업체 또는 중국 반도체 연구소에 수출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세메스 협력업체에 부탁하거나 세메스를 퇴직할 때 관련 정보를 반납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정장비 기술 정보와 설계도면 등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세정장비는 반도체 기판에 패턴을 조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장비입니다

세메스는 반도체 불량 발생 비율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는 초임계(액체와 기체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 건조기법 등 다양한 세정방식을 개발하며 업계를 선도해왔습니다

 

첨단 기술이 갖는 가치를 생각하면, 이번 판결이 너무 약하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국가 차원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배터리) 등 주요 첨단기술을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한 데 이어. 이번엔 국내외 유출 방지 및 보호 강화를 위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이달 중 국가핵심기술 지정 작업이 마무리돼 향후 중국 등 후발업체의 거센 기술 추격을 차단하는 한편 첨단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습니다

 

국가핵심기술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아 해외로 유출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산업기술을 말합니다

 

따라서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경제적 가치 및 산업의 성장잠재력을 토대로 지정 여부를 판단합니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관련 기술 수출 및 보유기관의 해외 인수·합병에 관한 사항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만약 국가핵심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침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15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습니다

 

업계에선 신기술 위주로 국가핵심기술을 추가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디스플레이기업 관계자는 ‘기존에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기술은 이미 중국 등에 추격을 당한 상황이어서 차세대 기술 중심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법도 빠르게 개정돼 경쟁국과 경쟁업체로부터 우리 기술을 보호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기술 보호를 위해서는 더욱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첨단 기술 유출이 가져오는 피해를 고려하면 사형이나, 그에 가까운 처벌이 었어야 한다는 겁니다

중국이 죽음 각오하며 기술 탈취를 위해 움직이는 가운데, 한국도 이에 뒤쳐지지 않는 각오로 중국을 막아야 합니다

중국을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는다라는 심정으로 더욱 강경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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