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미국 투자를 중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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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미국 투자를 중단할 수 있을까

by 홍대 사는 모카 202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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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미국에게 내놔라

 

현재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들에게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내세운 조항 중 하나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의 첨단 기술을 노리는 것으로, 중국의 스파이 행동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 상무부가 28일 공개한 75쪽의 ‘반도체 지원법상 보조금 지원 계획’을 분석한 결과 보조금 수혜 기업은 반드시 국립반도체기술센터에 참여하고, 국립첨단패키지제조프로그램의 자금 지원 연구에 동참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은 정부 보조금을 통해 반도체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동맹과의 협력을 통해 자국 반도체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도지만, 한국과 대만 등은 첨단 기술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워싱턴DC의 한 소식통은 미 상무부와 구체적 협상을 진행해야 심사 조건이 정확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적지 않은 위험 요인들이 있다고 지적했을 정도입니다

 

특히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는 미국 국방과 중요 인프라시스템의 기초부품으로 미국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면서, 국가안보 임무를 수행하는 정부 기관과 계약업체는 반도체에 대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실험·생산 및 국가안보 프로그램으로 통합 가능하도록 미국 정부에 시설에 대한 접근을 기꺼이 제공할 기업을 찾는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도체 생산 설비과 연구개발 시설에 대한 국방부와 미국 방위산업 기업에 접근권을 제공하는 기업에 보조금 지급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이나 연구개발 시설을 투자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해외기업들도 미 국방부와 방산 기업들에 반도체 우선공급은 물론 첨단 반도체 시설을 공개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무부의 계획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국방물자생산법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은 국방물자생산법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왔습니다

국방물자생산법은 전쟁 상황을 비롯한 비상시국에, 정부가 특정 업체나 업계를 지정해 필요한 물자를 생산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법규입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때 처음 도입된 이 법은 대통령 직권으로 시행하는 것이어서, 의회의 동의 없이 대통령이 발효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을 이용해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 장비를 요구했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 법을 이용해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확보할 것을 명령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금을 받게 되면 결국 한국 기업들도 이 국방물자생산법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중국과의 갈등이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만든 기술을 탈취당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모든 산업을 자국 안에 유치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데, 자유무역으로 막대한 이득을 거둬온 미국이 이제는 보호 무역으로 태세를 완벽하게 바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 투자 보조금 지급 조건 등을 보면, 지급 대상에 반도체 연구·개발은 물론 설계·생산·패키징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모든 과정이 포함됐습니다

기술 수준은 첨단은 물론 보급형 반도체까지 포함되는데, 사실상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자국 안에 유치하겠다는 욕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입니다

 

동시에 보조금을 1억5천만달러 이상 받은 기업이 애초 제출한 기대 수익을 크게 초과하는 이익을 내는 경우 지급한 보조금을 75%까지 환수하는 조건도 달았습니다

공장 건립 시 미국산 철강만 쓰고, 자사주 매입 및 배당 제한, 보조금 사용 내용 확인, 중국과 협력 시 보조금 반환, 인력 훈련 및 보육 서비스 제공 등도 고려사항이었습니다

 

당연히 한국도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을 전망입니다

 

김양희 대구대 교수는 이번 보조금 조건으로 보면 미국 안으로 반도체 관련 사업을 다 빨아들이겠다는 의도라며,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이 최악의 경우 중국 시설은 잃고 미국에선 제대로 투자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제분업으로 이뤄진 반도체 생태계가 미국만의 생태계로 전환되면 비용 하락 효과가 사라지는데, 이 비용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더욱 복잡해진 상황에 조건이 과하다면서도 말을 아끼고 있지만, 극단적인 경우 보조금을 안받는 경우를 포함해 경우의 수를 따져보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2. 미국 외에 해법이 있을까

 

미국의 계획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사주 매입 제한 등은 이미 공개된 것이지만, 초과이익 환수와 기술 유출  등 추가된 조건으로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한 것은 막대한 내수 시장을 노리는 동시에,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떠오른 곳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와 인도였습니다

 

결국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최대한의 이득을 얻기 위해 새로운 생산 기지를 선택하게 되는데, 미국은 이를 강제로 자국으로 흡수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TSMC의 경우, 대만에 추가 공장을 지을 때보다 무려 4배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이 아무리 보조금을 약속한다고 하더라도 4배나 차이나는 비용을 모두 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인도를 향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미중 패권경쟁 리스크를 피하는 새로운 생산기지가 필요한데, 인도의 경우 미중 양국에서 러브콜을 받는 나라이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도는 100억 달러를 반도체 지원금으로 사용할 계획인데다가, 막대한 인구를 기반으로 한 성장 가능성이 있어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각광받는 국가입니다

 

특히 쿼드의 일원임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는 등 어느 정도는 독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도 쉽사리 견제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미국에는 최소한의 요구에 따라 현재의 투자를 유지하고, 인도에 투자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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