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의 중국 압박 가속화
현재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통과된 반도체지원법에는 가드레일 조항이 담겼는데,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기업의 경우 향후 10년 간 중국을 비롯한 우려 국가에 최첨단 반도체 시설을 짓거나 추가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빠르면 2월 중에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의 중국 투자 금지 조항과 관련한 세부 지침을 확정할 방침입니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겠다면서 수출 규제 조치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르면 18나노미터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 수출이 금지됩니다
중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과 네덜란드 정부를 대상으로 로비를 펼쳤지만, 결국 미국이 승리하는 모양새입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은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출을 금지했고, 일부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의 수출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최대의 장비사인 도쿄일렉트론도 첨단 공정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2021년 기준 ASML은 미국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에 이어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이고, 도쿄 일렉트론은 뒤를 이어 3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 기업 1위부터 3위까지가 중국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면서 중국은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중국이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첨단 장비가 없이는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합니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 중국은 가장 먼저 일본에서 반도체 중고 장비를 수입하려고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중국 정부는 관영 글로벌타임즈를 통해 중국 시장이 일본 기업들에게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면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하는 것은 일본에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한국 기업들의 딜레마
미국의 반도체법으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미 중국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고, 생산 비중도 꽤 높은 상황에서 중국에 추가 투자를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중국에대한 첨단 반도체장비 수출 통제와 관련해 1년간 유예를 받았습니다
두 회사는 이번에도 가드레일 조항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고, 신규 설립을 추진하면서 미국 반도체법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운영 중인 공장 인근인 텍사스 테일러에는 신규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20년간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150억달러(약 18조7000억원)를 투자해 첨단 패키징 제조와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중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위한 용지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공장은 2025~2026년 양산을 시작하고 직원 1000여 명을 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가드레일 조항이 엄격하게 적용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멈출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들의 장비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중국에 있는 장비들을 한국으로 가져오자니 막대한 비용이 들고, 미국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 팔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안 공장과 관련해 “중국에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으며 이미 많은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우시 D램 공장에 극자외선(EUV) 장비 반입을 추진하며 미세공정 투자를 예고했던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계획을 보류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특정 업체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반도체 기업이 팹 장비 37대와 후공정 장비 15대를 매각한다는 공고를 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와 네덜란드 ASML의 장비도 포함됐습니다
중국은 현재 이 장비들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장비들은 첨단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니고, 중국의 경우 첨단 반도체 생산을 포기하고 레거시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줬듯이, 중국의 막가파식 행동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중국 정부는 자국이 이익을 이유로 다른 이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경우를 많이 보여줬는데,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을 셧다운 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런 중국의 행태를 고려하면 아예 장비를 몰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시 TSMC 공장을 초토화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들 역시 미중 갈등 사이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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