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발트를 두고 펼쳐지는 미중 갈등
"부유한 국가들은 아프리카의 천연 자원에서 손을 떼라. 아동 노동을 종식하고 교육에 투자해 달라"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먼저 한 말입니다
미국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강대국들이 아프리카를 경제 식민지로 만들고 있다는 것에 대한 비판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미국 노동부의 2022년 보고서는 중국의 리튬철 배터리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아동노동으로 채굴한 코발트를 사용한다며 ‘아동노동 또는 강제노역으로 생산한 제품’ 목록에 넣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도 코발트를 차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콩고민주공화국과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사설을 통해 미국이 콩고민주공화국과 체결한 양해각서와 관련해 "블러드 배터리"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해당 양해각서는 미국이 콩고민주공화국 및 잠비아와 2022년 12월13일 맺은 것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하는 코발트 등의 광물 채굴부터 제련까지 아우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블룸버그는 강제노동으로 만든 제품을 수입하지 않던 미국이 아동노동으로 만든 코발트에는 이 지침을 적용하지 않는다며 미국 정부의 행보를 위선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다음 지정학적 분쟁은 녹색 기술을 두고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을 담은 ‘배터리는 전쟁터다’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친환경 기술로 인정받는 배터리 산업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중국과 핵심광물의 공급망 확보 경쟁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광물 산업에 투자를 진행해 왔고, 현재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리튬의 58%, 니켈의 35%를 중국 기업이 제련합니다
특히 코발트의 경우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65%에 달하는데,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사용되는 광물 중 가장 가격이 비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중국은 2007년 콩고민주공화국과 60만 톤 규모의 코발트 개발 계약었습니다
이후 콩고민주공화국 최대 코발트 광산인 텡케 풍구루메와 키산푸 광산 개발권을 확보했고,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은 중국의 영향력에 놓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콩고민주공화국과 MOU를 체결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목표가 명확하게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중국이 광물 산업이 자국의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장관은 지난 2022년 12월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아프리카 정상들과 만난 직후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매일같이 경제적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대륙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2. SK온의 코발트 제로 배터리 개발 성공
이런 가운데 SK온이 한국 배터리 3사 중 최초로 코발트 제로 배터리의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온이 개발한 코발트 제로 배터리는 코발트 함량을 0으로 낮추는 대신에, 니켈과 망간 비중을 높였고, 알루미늄을 포함해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배터리와 같은 수명과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코발트 함량이 적으면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고,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코발트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소재로 여겨졌습니다
중국의 대표기업인 CATL과 BYD의 경우에는 아예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력 제품으로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LFP 배터리는 겨울철에 성능이 급격히 나빠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 배터리 3사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를 이용하는 배터리를 개발해 왔습니다
SK온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니켈 함량을 90%로 늘리고, 코발트 비중은 5% 이하로 줄인 배터리(NCM9)를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2년 연속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제품은 현재 미국 포드의 픽업트럭인 F-150의 전기차 버전(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되고 있습니다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함량을 90%로 늘리고, 코발트 비율을 5% 이하로 줄인 NCMA 배터리를 상용화했고, 이 배터리는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 GM의 허머EV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삼성 SDI도 니켈 함량을 88% 이상으로 높인 젠5 배터리를 생산 중이고, 니켈 비율 91% 이상인 젠6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두 기업 모두 코발트 제로 배터리를 선보이지는 못했습니다
3. 코발트 제로 배터리의 의미
코발트 제로 배터리가 의미를 갖는 것은, 3월부터 시행세칙이 공개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때문입니다
IRA에 따르면 중국산 광물 재료가 일정 비율 이상 들어간 배터리를 실은 전기차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든 중국산 광물 의존도를 줄여야 합니다
특히 코발트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심각할 정도로 높습니다
코발트의 경우 지난해 전체 수입액 2억5000만달러 가운데 중국 수입액이 72.8%(1억8000만달러)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비중이 8.8% 증가한 것입니다
코발트의 대중 수입 비중은 2018년 53.1%에서 2019년 56.3%, 2020년 83.3%까지 늘었다가 재작년에 64.0%로 줄었지만, 지난해 한국 배터리의 수출 증가와 맞물려 오히려 수입 비중이 늘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배터리 3사의 누적 수주액은 무려 1,000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K배터리 3사의 수주 잔고가 700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 연말까지 1000조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배터리 생산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을 대체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한 상황입니다한국은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추가로 배터리 생산 공장을 추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핵심 소재의 수요도 증가할 수 밖에 없는데, 남미에서 확보 가능한 리튬이나 인도네시아에서 확보한 니켈에 비해 코발트는 여전히 한국이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발트 제로 배터리가 상용화될 경우, 한국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으며 동시에 미국의 IRA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전망입니다
#코발트 #코발트프리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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