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한국 무기 구입이 유럽에서 주목받는 이유
1. 러시아의 전선 확대 가능성
8일 미국 매체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카디로프는 지난 6일 텔레그램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폴란드를 ‘비나치화’하고 ‘비무장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비나치화와 비무장화는 러시아가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로, 우크라이나에 이어 폴란드 침공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전쟁)에서 성공하고, 다음 국가를 비나치화하고 비무장하기로 한다면 결국 폴란드가 될 것”이라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의도를 숨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전쟁은 유럽 전역, 그리고 무엇보다도 폴란드 영토에서 계속 해야 한다고 거듭 말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카디로프는 다음 날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올해 안에 끝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러시아보다 먼저 무릎을 꿇을 때가 왔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은 자신들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 연방과 협력해야 할 것이다. 대안이 있어서는 안 되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디로프의 발언이 큰 의미를 갖는 것은, 그가 푸틴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람잔 카디로프는 2004년 피살된 부친 아흐마트 카디로프 전 체첸공화국 대통령을 이어 2007년부터 전권을 잡았습니다
반(反)러시아 세력을 잔혹한 고문으로 탄압하고,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잔인한 살육으로 유명한 체첸 국가근위대를 파견하는 등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굳은 일은 도맡아해왔습니다
이번 발언은 폴란드를 협박함으로써 나토의 지원을 막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러시아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고려하면 폴란드 침공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러시아는 전쟁 동안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푸틴 대통령에게 가는 정보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독재자의 마음에 드는 보고만 올리기 위해 패배는 축소되고, 승리를 과장됩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러시아의 모습을 보면 폴란드 공격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2. 미국의 무기 판매 증가
러시아의 위협은 실제로 다가올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꽤나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산하 안보협력국(DSCA)는 7일 국무부가 폴란드에 하이마스와 에이태킴스 등 10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판매할 무기에는 M142 하이마스 18문, M57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탄도미사일 45발, M30A2 유도다연장로켓대체탄(GMLRS-EW,공중폭발파편형탄두) 포드 461개, M31A2 유도다연장로켓단일탄두(GMLRS-U) 포드 532개, XM403 유도다연장로켓 사거리연장 대체탄(GMLRS-ER-EW) 532 등이 포함됩니다
하이마스 로켓 포드 1개에는 로켓 6발이 들어가는 만큼 최대 로켓 9000 발 정도가 판매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폴란드는 지난해 5월 하이마스 500문 도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는데, 당시 폴란드는 하이마스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폴란드 전장관리체계와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하이마스는 6륜형 트럭에 227mm 로켓 발사관 6개를 탑재한 로쳇체계입니다
발사하는 유도로켓의 최대 사거리는 80km로, 폴란드가 도입하고 있는 K9 자주포 사거리 40km의 두배에 달합니다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이후 러시아 유류저장고 등을 타격해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주변 영토를 탈환화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하이마스와 다르게 에이태킴스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의 요청에도 미국이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무기입니다
사거리가 70~300km 이르며, 길이 4m, 지름 61cm, 날개 너비 1.4m, 발사중량은 1.67t입니다
관성유도와 GPS유도를 받아 정밀도가 높습니다
하이마스 발사대는 에이태킴스 미사일 한 발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고, M270 다연장로켓은 두 발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에이태킴스 판매와 관련해 제약을 걸었는데, 폴란드는 미국의 승인 없이는 하이마스나 에이태킴스를 우크라이나 등에 지원할 수 없습니다
3. 한국의 빠른 무기 공급 능력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통해 막대한 무기를 소모했고, 최근 이어지는 중국의 도발로 인해 자국 내 무기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유럽으로 가야할 무기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한국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계약한 K9 자주포 1단계 납품을 사실상 마무리했는데, 폴란드와 지난해 8월 1차 실행계약을 체결한 지 5개월 만입니다
이번 K9 자주포 납품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K-방산 제조력를 다시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의 긴급한 요청에 따라 지난해 10월 19일 K9 자주포 초도 물량인 24문을 출하했습니다
이후 같은 해 12월 6일 폴란드 북부 그디니아에 있는 해군기지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 마리우시 블라슈차크 국방장관과 엄동환 한국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초도물량 인수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2차 물량인 12문을 폴란드에 배송한 데 이어 최근 12문을 추가로 보내면서 K9 1단계 물량인 48문에 대한 납품을 사실상 마무리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3차 물량의 경우 군이 당장 사용하지 않는 정비 물량 중에서 폴란드 요구 조건에 맞게 정비를 해서 폴란드에 빨리 넘길 수 있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전력 공백이 발생한 폴란드로서는 기대했던 대로 K-방산을 통해 가장 신속하게 장비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212문을 공급하는 3조2000억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을 폴란드와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폴란드에 나머지 164문을 차례로 납품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K9 자주포 2차 실행계약에 대해서도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실제 규모는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계약 당시 폴란드는 K9 자주포 648문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2차 실행계약 물량은 436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로 K-방산의 장점인 빠른 납기가 재입증되면서 루마니아를 시작으로 유럽 각국에서 국내 방산업체들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