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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가 한국 기업을 주목하는 이유

홍대 사는 모카 2023. 4. 2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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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터 린치가 사지 못해 아쉽다고 말하는 기업

 

워렌 버핏, 피터 린치 등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이름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기업의 미래를 보고 가치 투자를 진행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런 투자의 전설들이 현재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 관련 사업입니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피터 린치는 25일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기술 기업들 중 일부를 매수하지 못한 것을 여전히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린치는 마젤란펀드를 세계 최대의 뮤추얼펀드로 키워낸 월가 역사상 최고의 매니저로 불립니다

벤저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전설입니다

이런 린치가 아쉽다고 언급한 회사는 두 곳인데, 바로 애플과 엔비디아입니다

 

애플이야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고, 유명한 기업이기 때문에 주식을 미리 사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린치 본인도 “애플은 그렇게 복잡한 회사가 아니다”며 “애플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그는 특히 자신의 딸이 어떻게 250달러짜리 아이팟을 샀는지, 자신이 애플이 아이팟을 통해 어떻게 높은 이윤을 내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등을 거론하면서도 “하지만 나는 그 주식을 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린치는 또 “버핏은 애플의 잠재력을 봤고 거기에 투자했다”고 말했습니다

버핏은 한때 자신이 잘 모르는 첨단 기술주에는 투자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 중 애플의 비중이 가장 큽니다

 

애플에 대한 투자는 버핏의 경력에서 가장 성공적인 베팅 중 하나였는데, 불과 몇 년 만에 장부상 1000억 달러(133조원) 이상을 벌어들였을 정도입니다

버핏은 여전히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과 강력한 브랜드 효과 때문에 애플을 기술 회사보다는 소비자 제품 회사로 보고 있습니다

 

린치는 애플과 함께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를 거론하면서 “엔비디아 주식을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했습니다

애플이야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고, 워낙에 많은 충성 고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는 왜 거론되는 것일까요

 

2. AI 전쟁이 시작됐다

 

바로 챗GPT로 시작된 인공지능 기술 때문입니다

원하는 질문에 곧바로 대답해주는 챗GPT에 이어 이제는 몇가지 명령어만 받으면 사람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의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도 등장했습니다

 

AI 기술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기업, 더 나아가 한 국가의 미래까지 바뀔 수 있는 상황이 오고 있습니다

 

AI전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은 역시 미국입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반도체 설계를 중심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 엔비디아가 최대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가장 잘 설계하는 회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최고 사양 AI 그래픽 카드 ‘H100′의 경우 이베이에서 최저 3만9995달러, 최고 4만6000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거래 가격인 3만6000달러와 비교하면 10% 이상 가격이 급등한 셈입니다

 

AI 소프트웨어 교육에 필수적인 해당 칩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격도 상승한 상황인데,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엔비디아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놀랍게도 많은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AI 시장에서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아마존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을 누르고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3.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 AI 스타트업들

 

먼저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글로벌 AI 경진대회 ‘ICDAR 로버스트 리딩 컴페티션’에서 4개 부문을 석권했다고 24일 밝혔습니다

함께 참여한 기업들의 이름을 보면 쟁쟁합니다

아마존, 엔비디아, 알리바바, 화웨이 등 미국과 중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가득한 가운데, 한국의 스타트업이 대형 사고를 친 겁니다

 

업스테이지는 21일 국제패턴인식협회인 ‘IAPR’이 시작한 국제 경진 대회인 ‘ICDAR 로버스트 리딩 컴페티션’ 'HierText-1/2', 'VQAonBD', 'IHTR' 등 4종목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습니다

‘ICDAR 로버스트 리딩 컴페티션’은 디지털 이미지와 비디오 상에서 텍스트를 감지·인식하는 기술인 'Robust Reading'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경진대회입니다

ICDAR는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ocument Analysis and Recognition’의 약자로 1991년을 시작으로 매년 열리는 국제 학회로, 문서 분석 및 인식 분야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 및 연구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합니다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은 크게 이미지에서 문자의 위치를 찾는 ‘검출 기술’과 문자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인식 기술’로 나뉩니다

업스테이지는 문자 검출 기술과 인식기술 모두에서 아마존, 엔비디아, 알리바바, 화웨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업스테이지가 1위의 결과를 받은 IHTR 종목은 인도에서 쓰이는 대표 10종의 언어에 대한 글자 인식 문제를 다뤘습니다

업스테이지는 글자 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대회에 참가해 이전에 경험이 없던 언어지만 최고 성능의 모델을 구축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단순 OCR기술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VQAonBD' 종목에서도 업스테이지는 2위와 큰 점수 차이로 글로벌 톱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VQAonBD는 문서 이미지를 주고 이미지 내 데이터의 답을 얻는 과제를 수행하는 종목입니다

 

예를 들면 계산이 복잡한 세금문서를 준 후 "2019년의 세금 합계가 뭐야?"와 같은 질문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추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값을 이용, 비율, 평균, 최소 최대 값 등을 구하는 연산 작업까지 수행하는 문제도 제시됐습니다

 

이번에 입상한 업스테이지 팀은 국내 유일의 캐글대회 두 자릿 수 금메달을 따낸 업스테이지 챌린지스 팀과 OCR팀이 의기투합해 구성했습니다

 

21년과 22년 연속으로 캐글 대회에서 세계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국내 최연소 그랜드마스터에 이름을 올린 김윤수 엔지니어를 포함해 두 명의 그랜드마스터와 한 명의 마스터를 보유한 챌린지스 팀의 역량과 현업에서 실제 다양한 기업의 과제를 수행하는 OCR팀이 현장 감각이 만나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대회에서의 성과는 이미 현장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18일 ‘KT클라우드 서밋 2023’에서 엔비디아 등 외산 반도체 의존을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놓은 대안이 바로 리벨리온이었습니다

 

리벨리온은 2020년 만들어진 AI 반도체 스타트업입니다

이 업체는 최근 AI 반도체 성능 테스트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엠엘퍼프(MLPerf) 대회에서 미국 엔비디아와 퀄컴을 앞서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아톰‘은 언어처리, 이미지 분석 영역에서 1.4~3배 뛰어난 성능을 보였습니다

 

리벨리온을 창업한 박성현 대표는 KAIST 전자과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 MIT 컴퓨터공학 인공지능랩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인물입니다

첫 직장은 CPU를 설계하는 인텔을 택했습니다

이후 스페이스X에서 인공위성 칩을 만들었고, 모건스탠리 퀀트 트레이더로 일하며 금융 지식을 쌓았습니다

 

그는 한국의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AI 반도체의 ’전세 역전‘이 시작될 것이란 믿음에서 11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에는 서울대, KAIST를 거쳐 IBM 왓슨연구소에서 AI 반도체 수석 설계자로 재직한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함께했습니다

 

세계적 성능의 칩을 만든 리벨리온처럼,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를 이끄는 업체는 대부분 스타트업입니다

창업가가 미국에서 시스템반도체 개발 경험을 갖추고 귀국해, 대기업과 합종연횡을 이루는 경우가 주를 이룹니다

미국에서 경력을 쌓고 한국에서 창업에 도전하는 기업가는 흔하지만 AI 반도체 업종은 특히 이런 형태가 도드라집니다

단시간 내에 투자금을 대량으로 유치하고, 이미 존재하는 반도체 인프라를 적절히 사용하는 곳 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왜 지금 AI인가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기 때문에, 속도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AI 서비스 구현을 위해선 대규모 연산을 단시간 내에 해내는 처리장치가 필수적입니다

 

정보처리장치인 컴퓨터가 보편화된 이래, CPU와 GPU가 이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특히 GPU는 AI가 대세에 오르며 가치가 다시 부각된 연산처리장치로, 엔비디아의 글로벌 지위를 새롭게 한 기기가 됐습니다

 

CPU는 데이터를 순서대로 직렬 처리하는 장치라, 대량의 연산 처리에 취약합니다

반면 GPU는 태생이 데이터를 병렬 처리하도록 개발돼 있습니다

하지만 성능을 충족하더라도 애초 사용 목적과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력 낭비, 자원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는 어려웠습니다

 

산업계에서 AI 반도체가 주목받은 것은 비교적 최근입니다

1956년 신경학과 정보이론의 발달로 AI 이론이 정립된 이래, AI는 혹한기를 반복해왔습니다

다량의 논문이 이어져 왔으나, 빛을 보지 못한 주요 이유는 하드웨어 발달 속도가 AI 이론을 구현해내기에 너무 늦다는 점이었습니다

 

2010년대 딥러닝 기법이 등장하며 AI 서비스가 쏟아져나온 배경엔 정보처리장치의 발달이 있었습니다

하드웨어 내부에 별도 명령어 저장공간(컨트롤 메모리)을 놓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NPU셀을 놓는 머신러닝하드웨어가 모두 AI 반도체로 분류됩니다

 쓰임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대량 연산에 최적화된 에너지 효율과 속도를 자랑합니다

 

일각에선 AI 반도체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최근 AI 연구의 동향 때문입니다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은 당초 AI가 이미지를 학습하는 핵심 기법이었습니다

이미지를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서, 이를 합하고 곱해가며 내용을 식별하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2020년 등장해 최근까지 주목받는 ViT(Vision Transformer) 방식은 이런 복잡한 단계가 사라졌습니다

더 방대한 데이터를 적은 자원으로 학습할 수 있게 된 것이 핵심입니다

굳이 특화 반도체가 필요 없을 뿐더러, 기반 알고리즘도 GPU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한 연구원은 “CNN은 데이터 재사용이 굉장히 많은데, ViT와 같은 트랜스포머 계열 기법은 데이터 재사용이 별로 없어 AI 반도체를 쓸 이유가 없다”며 “결국 연구자들은 곱셈, 덧셈을 제일 잘하는 GPU를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AI 반도체 제작사는 이런 의견을 정면 반박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GPU 사용이 더 편해질 수는 있지만 대세가 된다는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트랜스포머 계열에 맞는 전용 AI 반도체를 만들면 되는 일이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매 동향을 봐도 GPU와 AI 반도체를 동시에 사는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예전엔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200이었다면, 트랜스포머 계열의 등장으로 중요성이 170 정도로 줄어든 것뿐”이라며 “시장에 검증된 NPU가 나타난다면, 오히려 GPU 제작사나 사용처 입장에선 매력적인 ‘투자 선택지’가 나타난 셈이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MS나 엔비디아가 GPU를 중심에 놓고도,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언제든 AI 반도체 스타트업에 투자나 인수합병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은 2020년 230억달러(30조3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700억달러(92조3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도체를 기반으로 현대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무수히 많은 산업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한국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연일 줄다리기를 펼치는 것도 결국 한국이 반도체 생산과 관련한 특별한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반도체까지 한국 기업들이 성과를 내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면 지금처럼 한국에게 압박을 주는 모습이 아니라 도와달라고 애걸복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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