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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만에 있는 TSMC 공장을 파괴한다고 선언한 이유

홍대 사는 모카 2023. 3. 1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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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SMC 미국에서 수익을 포기하나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한 TSMC가 미국 공장에서는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TSMC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에서는 TSMC를 파괴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내놓으면서 투자를 압박하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사실 TSMC의 행보를 우리 역시 주목할 수 밖에 없는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도 미국의 압박 속에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TSMC가 미국에서 건설 중인 새 공장에서 5나노 이하 칩의 수익성 있는 대량 생산을 거의 달성하지 못한 가운데, 막대한 건설 비용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들은 현재 엔지니어링 및 장비 설치 진행 상황을 기반으로 미국의 새로운 TSMC 공장이이 2024년에 생산을 완전히 확장할 가능성이 낮고 2025년으로 연기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애리조나 남서부에 있는 TSMC의 새로운 웨이퍼 공장의 전반적 건설 및 장비 설치 진행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심각한 파운드리 기술 인력 부족, 치솟는 비용, 대만 및 외국인 직원과 관련된 새로운 교육 및 적응 문제 때문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로이터통신은 5나노 이하 칩의 경우 미국에서 웨이퍼 생산 비용의 불가피한 증가로 인해 TSMC에게 중요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TSMC 설립자 모리스 창은 미국이 반도체의 역내 제조를 늘리려는 노력은 낭비이며 제조 인력 부족과 극도로 높은 비용으로 무의미한 비용이 드는 허튼 노력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는 또한 미국에서 동일한 칩 제품을 생산하는 비용이 대만보다 50% 더 비싸기 때문에 굳이 미국에서 생산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TSMC는 미국의 지정학적 압력에 굴복해 2024년에 시작될 애리조나 팹에서 5나노 칩의 대량 생산을 4나노 칩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발표습니다

또한 2026년부터는 3나노 칩의 생산을 상용화할 예정입니다

총 투자액이 4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직접 투자 프로젝트입니다

 

업계 관찰자들은 TSMC가 투자 대비 수익을 확보하려면 군사 방어 및 기타 특정 칩 수요에 대한 미 정부 주문을 이행하는 것 외에도 미 고객의 추가 주문과 최소 70~80%의 정기적인 용량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칩스법에 따라 390억 달러 규모의 칩 생산 인센티브 프로그램 신청을 접수하기 시작했지만,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미국 정부와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부과했습니다

 

10년 이내에 중국에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할 수 없고, 계획대로 투자 및 건설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 보조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TSMC의 미국 내 공장 건설과 용량 확장 비용은 대만보다 높기 때문에, 비용 일부를 공급망 파트너와 고객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2. TSMC의 부진과 미국 탈출 시도

 

실제로 TSMC의 2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한 6조 9500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1월과 비교하면 18.4% 감소한 수치입니다

TSMC의 주요 고객사인 AMD, 엔비디아, 미디어텍, 퀄컴, 인텔 등이 일제히 올 1분기 주문을 줄이고 나선 것이 큰 이유로 손꼽힙니다

 

지난달 오픈AI의 챗GPT 관련 긴급 수요 덕에 TSMC가 당초 예상과 달리 상반기에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으나, AI 프로세서 관련 유의미한 수요는 올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AI 프로세서 주문으로 관심을 모으는 곳은 엔비디아지만, TSMC가 미국 공장의 비용을 전가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생각만큼 계약 물량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도 지난 9일 “TSMC의 6나노와 7나노 공정 가동률이 올 1분기에 더 떨어져 이달 말에는 4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작년 이례적으로 가동률 100%를 찍은 공정이 연말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올 1분기까지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평균 가동률은 60~70%까지 내려왔고, 6, 7나노 라인 가동률도 올해 초 50%까지 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TSMC는 독일 드레스덴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해 현지 당국과 정부 보조금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르면 드레스덴을 관할하는 독일 작센주 대표단이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해 이뤄진 논의에서 TSMC의 투자를 위한 정부 보조금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유럽 자동차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역내에서 생산된 반도체 칩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독일 등은 TSMC의 유럽 공장 건립을 희망해왔습니다

 

유럽연합은 작년 12월 역내 반도체 생산 확대에 430억 유로(약 59조원)를 투자하는 EU 반도체법에 합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2030년까지 EU의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현재의 두 배인 2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TSMC는 작년 하반기 현지 조사를 거쳐 독일 드레스덴에 반도체 공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드레스덴에 공장을 짓게 될 경우 자동차용 22나노와 28나노 반도체 공정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인건비와 공장 부지를 포함한 건립 비용이 비싸다는 점으로, 이 때문에 TSMC는 정부 보조금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독일 정부는 드레스덴 공장 건립으로 EU 회원국들이 반도체 수급 혜택을 보는 만큼 정부 보조금을 해당 회원국들이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익명의 관계자는 대만 TSMC와 독일 작센주 대표단 간의 논의가 ‘진지하고 발전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익명의 관계자는 보조금을 받지 않고는 누구도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독일 정부와 작센주 정부는 드레스덴 공장 건립에 보조금을 지급할 의향이 있지만 EU 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작센주 관리들이 지난 6일 브뤼셀을 방문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EU 반도체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TSMC를 파괴하겠다는 미국

 

TSMC가 미국이 아닌 유럽으로 공장 설립 무게추를 옮기는 가운데, 미국이 TSMC를 파괴할 가능성이 언급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지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TSMC 공장을 직접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13일 카타르에서 열린 글로벌안보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중국이 대만에 성공적으로 침투해 장악하게 될 경우 이 공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직접 공장을 파괴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미국과 그 동맹국이 TSMC의 공장을 중국 손에 떨어지도록 절대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장을 확보하는 것은 중국이 실리콘 반도체의 새로운 OPEC처럼 되는 것이며 그들에게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이를 1940년 영국 해군이 프랑스 해군 함정을 공격한 '캐터펄트 작전'에 비유했습니다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항복한 상황에서 독일이 프랑스 함대를 확보해 영국 침공에 나설 것을 우려해 영국 해군이 이 함대를 공격한 사건입니다

당시 함대에는 1300여명의 프랑스군이 타고 있었습니다ㅣ

윈스턴 처칠 당시 영국 총리는 이를 두고 ‘가장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결단’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인 TSMC 공장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주장에도 대만 정부는 TSMC 공장만 장악한다고 반도체 공급망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도 TSMC 공장을 파괴할 필요는 없다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천밍통 대만 국가안보국장은 지난해 10월 국회에 출석해 ‘중국이 황금 암탉을 손에 쥐더라도 황금알을 낳을 순 없을 것’이라면서 ‘TSMC의 생태계를 이해한다면 그러한 말들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TSMC의 창업자인 장중머우 전 회장은 전쟁이 일어나면 TSMC가 전부 파괴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외신 인터뷰에서 ‘만약 중국과 대만 간의 전쟁이 발생하면 TSMC는 모든 것이 파괴되는 '괴멸'이라는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를 우선한다면 대만에 대한 무력 행사를 자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4. 한국의 대응은

 

TSMC의 우려와 걱정은 한국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약속했지만, 중국 공장을 포기해야 하고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허용해야 하는 등 피해를 입을 조항이 가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국내에 300조를 투자하는 방안을 내세우며 현재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에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자, 외신들은 한국의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을 알리는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향후 5년간 첨단산업에 55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국가첨단산업벨트’ 구축 계획에 대해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가장 공격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또 ‘반도체에서 시작된 경제 전쟁이 배터리, 자동차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각국은 자국에 최첨단 제조 시설 유치를 위해 대규모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런 조치는 삼성전자가 서울 외곽의 반도체 클러스터에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하도록 발동을 걸었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삼성의 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를 리드하겠다는 한국의 야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로이터 통신도 ‘삼성이 한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육성 노력에 부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매체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첨단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세제 혜택과 인프라 지원 전략 아래 한국 정부가 발표한 550조원 투자에서 삼성의 반도체 투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한 계획들을 발표하고 있으며,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있는 한국은 현재 TSMC와 인텔이 주도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공급망 안정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닛케이는 '삼성, 한국에 반도체 신(新) 거점, 위탁생산 총 31조엔 투자' 기사에서 ‘삼성전자가 미중 갈등으로 불거진 반도체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의식해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자국 내 거액 투자를 단행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삼성은 미국에서도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첨단 공장을 자국에서 운영하는 한편, 미국에서도 일정한 양산 규모를 확보함으로써 지정학적 리스크 저감을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닛케이는 삼성이 대규모 투자로 TSMC와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닛케이는 ‘TSMC와 최첨단 기술을 경쟁하고 있는 삼성이 이번 투자계획 발표로 생산 규모 확대와 함께 최첨단 반도체 연구개발에도 주력하며 TSMC에 맞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삼성이 국내에서 장기 투자계획을 밝힘으로써 반도체 장비와 소재 업체들의 한국 진출이 가속화 될 수 있다’면서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로닉 등 세계적 장비 업체들이 한국에서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은 TSMC와 손잡고 반도체 동맹을 결성했고, 막대한 지원금을 약속하면서 TSMC 공장을 유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TSMC에 올인한 일본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비주류로 밀려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이번 국내 투자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정학적 위치나 역사적 흐름을 고려하면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만과 TSMC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도 적절한 대응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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