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3천 척 추가 수주에 중국 좌절
1. LNG 운반선 시장 세계 1위 중국
한동안 한국이 독점하던 LNG 운반선 시장을 중국에게 내주고 있습니다
중국은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LNG 운반선 시장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193만CGT로 집계됐는데, 이 중 중국이 2034CGT를, 한국이 1564CGT를 수주했습니다
LNG 운반선의 화물창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회사 GTT가 중국 조선소에 기술을 넘기면서, 한국의 LNG 운반선 시장 독주가 끝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국이 독점하고 있던 시장에 프랑스와 중국이 손을 잡고 한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일본 2위 조선사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도 LNG선 시장에 참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JMU는 미에현 쓰시에 있는 조선소에서 LNG추진선을 건조할 예정입니다
중국에 이어 일보까지 참전하며 점점 치열해지는 LNG 운반선 시장이지만, 한국 조선업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2.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 강화
제해사기구(IMO)가 올해 새로운 정책을 내놨습니다
이에 따르면 선박의 탄소집약도지수(CII)를 조사한 뒤 탄소배출효율기준(AER)에 따라 A~E 등급으로 구분하게 됩니다
D등급 선박은 3년 이내, E등급 선박은 1년 이내 C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기한 내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운항이 불가능합니다
기준은 매년 엄격해질 예정입니다
올해 A~C 등급이 매겨져도 탄소 감축 노력을 지속해야만 기준을 맞출 수 있습니다
D나 E 등급을 맞은 선박들도 처음보다 강화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저감장치만으로 중장기적 대응이 힘들다고 판단한 선사들은 노후 선박 교체를 서두르고 있고, 자연스럽게 친환경 추진 기술력이 높은 국내 조선사에 러브콜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널리 이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은 LNG 추진선입니다
최근 조선사들이 잇따라 수주 및 인도하는 이중연료추진 선박이 대표적인데, 전통적 선박 연료와 LNG뿐 아니라 LPG(액화석유가스)도 연료도 쓸 수 있습니다
자동차로 따지면 내연차와 전기차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제기구 SEA-LNG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항해하는 LNG 추진선은 총 876척이며, 2030년까지 최대 4000척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만 총 110척의 LNC 추진선(이중연료추진 선박 포함) 건조 계약을 따냈고,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작년 수주분 44척 전체가 LNG추진선이었습니다
선박 주문에서 인도까지 수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세대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는 점점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3. 한국이 집중하는 것은 메탄올 추진선
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은 14일 9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했습니다
벙커C유 대신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을 HMM이 발주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HMM은 “유럽연합(EU) 등의 선박 연료 규제 등으로 시작된 친환경 선대 경쟁력 싸움에서 글로벌 톱티어 수준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라며 “메탄올 추진선 도입이 시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HMM이 이날 발주한 메탄올을 연료로 한 컨테이너선들은 모두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했습니다
9척 중 7척은 현대삼호중공업, 나머지 2척은 HJ중공업이 제작하기로 했고, 계약 규모는 1조4128억원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국내 조선사들이 올 들어 한 달여간 세계에서 수주한 친환경 선박은 29척에 달합니다
메탄올추진선은 19척을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했고, LNG 추진선은 현대중공업(3척) 현대삼호중공업·삼성중공업(각 2척) 대우조선해양(1척) 등이 고루 가져갔습니다
현대중공업은 LPG추진선도 2척을 제조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에도 국내 조선 3사는 세계에서 548척이 발주된 친환경 선박 중 187척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메탄올추진선에선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거느리는 한국조선해양이 세계에서 거의 독점 수준으로 일감을 따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99척의 메탄올추진선 주문이 나왔는데, 이 중 한국조선해양이 절반이 넘는 54척을 수주했습니다
메탄올추진선은 기존 선박 연료보다 황산화물(SOx) 99%, 질소산화물(NOx)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메탄올추진선은 기술력이 많이 필요해 고부가가치선으로 분류됩니다
여기에 9000TEU급 컨테이너선 기준으로 척당 약 1억2400만달러로, 일반선(약 1억800만달러)보다 15%가량 비싼 가격에 판매됩니다
3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한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낮추면서 대신 메탄올추진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골라 수주하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요즘 도크는 LNG와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입찰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는 2040년까지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화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2021년 첫 발주 이후 지난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의 21%를 차지하는 등 발주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메탄올 추진선의 선두 주자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가 한국조선해양에 발주한 메탄올 추진선만 19척에 이릅니다
중국과 일본이 뒤늦게 LNG 추진선 시장에 진입하는 가운데, 아예 초격차 기술로 이를 뛰어넘는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 기업들입니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1위 산업이지만, 조선업은 여전히 지원이 필요한 산업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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